약 15년 전쯤... 

저와 같은 교회당에 다니며 찬양대를 하던 집사님 한 분이... 

어느 기독 방송에 나와, 주님의 은혜로 구두닦이를 하며 빚을 다 갚고, 

지금 열심히 주님을 섬기게 되었는데,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라며 

간증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방송에 나왔다고 광고하며 시청해달라 하기에 

그분의 개인 성향을 지근에서 다 지켜본 저로서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하도 부탁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그가 방송에서 무슨 말을 할지 대략 짐작했었고 또 그대로 되었습니다. 

간증한다며 명분상 예수님의 은혜를 중간중간 끼워 넣었지만... 

구두를 닦아 번 돈 중에 십일조를 꼬박꼬박 얼마를 내고 있으며, 

힘들지만 열심히 성가대 봉사하면서 새벽기도 나오고, 

남들이 안 하려는 힘든 일을 자신이 앞장서서 하게 되었고... 등등...  

막상 그 간증에 예수님은 자취를 감추고 시종일관 자기 열심과 노력을

앞세우는 말로 일관하는 영상을 힘겹게 지켜보며 

탄식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반면에... 동네방네 소문내지 않고 

주님께서 심어준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동기가 되어 

세상에서 소외된 힘든 분들을 위해 은밀한 중에 온정의 마음을 보내며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예수님 뒤로 숨으려는 분도 종종 보았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그것은 자랑할 것도 칭찬받을 일도 아닌, 

그냥 평범하고 당연한 일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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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기본 심리는... 

남들 앞에서 내 존재감을 드러내고 인정받길 좋아합니다. 

그래서 자아가 강한 사람일수록 남에게 칭찬받는 걸 참 좋아합니다만, 

그 반대로 내가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한다 판단되면, 

상당한 분노를 표출합니다. 

허나, 십자가를 만난 후, 내 의와 자아가 점차 죽어가는 사람은 

자신을 나타내고, 인정받고, 칭찬받으려는 마음들도 점차 죽어갑니다. 

이런 분들은 자신이 무시당해도 별 반응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애초에 자신에 대해 나타낼 동기가 없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남들의 반응에도 무덤덤할 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정말 내가 이방인이 아닌, 주님을 믿노라 하는 사람이라 자부한다면 

나를 통해 뭔가 이루어졌을 때, 부디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마십시오. 

칭찬은 물론, 인정받으려는 마음 자체도 지우셔야 합니다. 

그리고 십자가 뒤로 감춰져야 합니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믿는 사람이 믿음에 합당한 거룩의 삶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헌신, 봉사, 중보, 섬김, 구제, 전도는 그리스도인에게 당연한 것입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믿음이라면 위의 모습이 당연히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믿는 성도의 일상적 모습입니다.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 

(누가복음 17장 10절) 

 

그것은 인정받고 칭찬받을 일이 아니며, 

또한 내심 자신이 자랑스러워 뿌듯해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주님이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감사와 칭찬을 기대한다면, 나는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주님이 아닌, 자신이 했다고 여기기에 그런 것입니다. 

나에게는 아무 일 없는 것입니다. 

뭔가로 인해 세상 사람들에게 칭찬과 인정이라도 받거든 

뿌듯해할 생각 말고, 들었던 귀를 털어서 씻어내길 권면 드립니다. 

믿는 이에게 남들의 칭찬과 인정을 받으려는 건, 사약을 받는 것입니다. 

그것들을 즐긴다면 내 영이 죽을 길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내 의가 드러난다면, 그건 하나님이 이루신 역사를 가로채, 

내것으로 만드는 영적 소매치기와 같습니다. 

하여, 나를 높이며 남들에게 칭찬받으려 하는 것 자체가 이미 교만이고, 

주님께 미움받는 길입니다. 

 

"너희는 사람 앞에서 스스로 옳다 하는 자이나 

너희 마음을 하나님께서 아시나니 

람 중에 높임을 받는 그것은 하나님 앞에 미움을 받는 것이니라" 

(누가복음 16장 15절) 

 

그러므로... 

내가 한 일에 대하여 나를 높여주는 걸 기뻐하지 말고, 

거룩하신 주님이 하셨음을 자랑스러워하고, 기뻐해야 합당합니다. 

우리는 나타낼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오직 주님만을 자랑해야 합니다. 

그러나 남들 보란 듯 주님이 하셨다며 과하게 자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은근한 자기 자랑과 교만으로 비칩니다. 

우리는 그저, 하찮은 나를 통해... 

주님이 이루시는 역사의 통로로 조금이나마 사용해 주신 것에 대하여 

묵상하듯 조용히 그분께 감사하면 그뿐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은혜 안에서 

하루 과정를 다 마친 후, 주님을 향해 늘 묵상하며 고백할 것이 있는데, 

"저는 무익하지만, 주님의 은혜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주님을 사랑했을 뿐이고, 

나를 사용함에 감사하여, 주님을 항상 기쁘게 해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세상을 향해 저를 나타내지 않게 하시고 항상 주님 뒤로 감춰주십시오. 

주님이 저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것보다 더 큰 일이 어디 있습니까... 

그 은혜를 생각하면 

내 모든 것을 다 드린다 할지라도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우리는 그저 이 땅에 사는 동안 주님의 도구로 사용된 후, 천국에 가서 

직 하나님께만 인정받고 칭찬받는 자 되게 하옵소서..."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마태복음 25장 21절) 

 

이 땅의 상급은 다 소용없습니다. 

이 땅의 상급은 그저 인간 관계에서 오가는 허탄한 것입니다. 

이 땅에서.. 누가 인정하지 않고, 칭찬하지 않고, 알아주지 않을지언정.. 

그날이 되어 그분 앞에 섯을 때... "내 사랑하는 자야 내가 널 기뻐한다" 

이 말씀 한마디면... 다 필요 없이, 모든 게 끝나는 상황입니다. 

그보다 더 큰 감격과 상급이 어디에 있습니까... 

 

세상을 향해 억지로 보일 필요 없이, 

거듭난 후, 성령의 열매로 빛과 소금처럼 살면 되는 것입니다. 

나를 통해 반사되는 주님의 모습을 보고서, 이방인들이 주님을 향하여 

영광 드리게 될 것이며, 그것이 곧 내 형제를 위한 사랑입니다. 

부디~ 사람에게 보이려 동분서주 힘쓰지 마십시오. 

우리는 사람이 아닌, 주님의 영광을 위해 창조되었음을 기억하십시오. 

사람을 의식하여 사람의 인정을 구하려 한다면 사람의 종일 뿐입니다. 

오직 주님께만 인정받는 주님의 종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갈라디아서 1장 10절) 

 

사랑하는 여러분~ 

다시 권면 드립니다만, 나를 통해 주님께서 하는 모든 것들이 

오직 주님을 향한 영광이 되고, 주님을 향한 큰 기쁨이 되게 하십시오. 

무익한 나를 통하여 주님께 영광과 기쁨의 도구가 된다면... 

나에게 더 큰 기쁨이 없습니다. 

우리는 주님(성령)을 담는 교회에 불과함을 꼭 기억하십시오. 

교회의 주인은 껍데기인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항상 기억하시고 

교회는 내가 아닌, 하나님만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