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교회에서 “의심 많은 도마가 되지 말고 무조건 믿으라” 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도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성경을 상고하다 보니 그건 오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마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신앙의 자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을 떠날 때를 아시고 마지막 만찬 중 제자들에게

“내가 가는 길을 너희가 알리라” 하니 도마가 “주여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삽나이까” 하고 묻습니다.

도마는 모르는 것을 질문하고 확인함으로써 모르는 것을 아는 척

대략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또 도마는, 다른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보았다는 말을 듣고는

“내가 그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 하며 믿기지 않는

사실에 대해 소극적으로 넘기지 않았습니다.

 

  사실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던 것은 다른 제자들도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침내 부활하신 예수님이 도마 앞에 나타나셔서

손가락으로 손과 옆구리를 만져보라고 하셨을 때 그는 확인하지 않고

즉시 “나의 주(주인)시며 나의 하나님(왕)이시니이다” 라고 분명한 고백을

했습니다. 도마의 위 고백은 모든 기도교인들에게 해당되는 엄숙하고

중대한 신앙고백으로서, 그는 의심이 많고 믿음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보고 싶은 간절함과 깊은 사랑이 있었던 것입니다.

 

  한때 도마는, 예수님께서 죽은 나사로를 살리시기 위해 유대마을에

다시 가기로 결정하시자 모든 제자들이 “방금도 유대인들이 돌로 치려  

하였는데 또 그리고 가려 하나이까” 하며 반대하고 만류했지만,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 라며 다른 제자들을 권면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라면 죽기까지 따르는 것이 제자의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한 도마는

확고한 결단력과 거룩한 충성심이 있는 자이었습니다

 

  도마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가신다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자,

예수님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라는 귀한 진리를 선포해주셨고, 또한

눈에 보여지는 증거 없이는 못 믿겠다는 도마를 아시고는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라는 귀중한 진리의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저는 모태신앙인으로서 몇 십 년을 교회 다녔어도 세례의 의미가

무엇인지, 성령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 회개와 거듭남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예배 드리고 기도해야 하는지 등 신앙의 기본조차도 모르면서

대충 이 정도면 되겠지 하며 안일하게 넘겨버리는 미지근한 신자였습니다.

 

  성경말씀이 이해가 안가고 믿어지지 않아도 그런 내색을 하면 믿음이

없다는 소리를 들을까 바 믿는 척, 아는 척하며 넘어갔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을 돌아봐도 저하고 별반 다를 바가 없었기에 “믿기만 하면 구원

이요 교회만 잘 나가면 주님의 은혜로 천국에 가겠지” 라고 믿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무지몽매한 교인이라는 것을 깨달은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습니다. 성경말씀을 읽다 보니 “어! 이게 뭔가 이상한데?” 라는 생각이

들어 모르는 것들과 믿어지지 않는 것들에 대해 밑줄을 긋고 “?” 마크를

표시하며 주님께서 깨우쳐주시기를 계속 간구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예전처럼 그렇게 신앙생활 하다가는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에 어이가 없고 심령이 떨려왔습니다. 우리가 정말

예수님을 믿고 성경 말씀을 안다면 이렇게 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교회와 신자들의 맹점이 바로 저 같이 믿는 척 아는 척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안 믿어지고 모르면 하나님께 솔직히 고백하고

깨우침을 간구하며 신앙생활을 했다면 요즘처럼 손가락질과 비방을 당하며,

사람들에게 밟히는 맛을 잃은 소금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무조건 믿으라”는 말은 거짓진리도 따라갈 수 있기에 매우 위험한

말입니다. 혹여, 모르면서 아는 척 믿는 척하는 나를 기만하는 신앙생활을

해왔을지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환자가 의사 앞에서 아무리 수치스럽고

자존심 상해도 정직하게 드러내야 치료를 받고 고침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도 현재의 영적 상태를 주님께 겸손한 자세로 드러내고

“주님! 도와주세요” 라고 부르짖어야 합니다. (렘 33:3)

 

  도마는 주님을 만난 후 어떤 역경과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고 좁은

길을 똑바로 걸어갔습니다. 어려운 때를 만난 오늘날, 우리도 도마처럼

솔직 담백하고 결단력 있는 충성된 신앙을 회복하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