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란 무엇인가?
그저 내가 믿는 종교의 상징인가?
교회라는 것을 표시하여 알려 주는 이미지에 불과한 것일까?
십자가를 보아도 아무런 감동이나 감각이 없는 시대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신앙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타성에 젖어 어느새 신앙 감각이 둔해졌다.
끝없는 용서를 베푸시는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눈물을 잃어버렸다.
처음 믿었을 때의 그 감격과 뜨거웠던 주님을 향한 사랑을 
내 속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종교의식만 남아서 습관이 되어버린 신앙생활을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다.
종교적 지식만 쌓아가는 신앙생활에는 
아무런 영적 능력이나 변화도 볼 수가 없다.

그저 믿으니 구원받았다는 안도감에 
신앙인이라는 이름만 연명하고 있을 뿐이다.
갈보리 십자가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났던 시절의 
그 감동은 어디로 간 것일까?

십자가의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십자가 정신으로 사는 것이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안에 사랑이 있고 
용서가 있고 구원도 있다.
 
주님이 담당하셨던 십자가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통의 절정이었다.
주님이 십자가를 지심은 순전히 나의 죄와 허물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죄를 짓는 나는 
도대체 어찌 된 인간이란 말인가?
어찌 십자가의 주님 앞에서 죄송하다는 
단 한 마디로 끝낼 내 죄이던가!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면 
언제든 죄악속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
나약한 인간의 한계다.
처음 믿을 때 그 사랑, 그 눈물은 어디로 갔는가!
주님 위하여 살겠다던 그 맹세는 어디에 가져다가 버렸는가?

믿고 구원받았다고 자기도취에 빠져서 방심하며 살면 안 된다.
십자가를 잊고 잠들어 버린 내 영혼을 흔들어 깨워야 한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옥을 향하여 가는데 
나는 여전히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들에게 예수 믿으라고 말 한마디 못하는 나는 
정녕 그리스도인일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주님의 십자가를 잊은 나!
사명을 상실한 나!
메마른 내 영혼!
십자가위의 주님을 다시 만나야 한다.

십자가는 허상이 아니다. 
나의 정과 욕을 못 박아야 할 자리요 
사명자가 지고 가야 할 몫이다.
용서의 십자가를 모른 체하며 살아가는 자는 
그리스도와 상관이 없는 자다.
주께로 돌아가야 한다. 
십자가의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 
그 길만이 내 영혼이 살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