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12:3) 
내게 주신 은혜를 힘입어 너희 가운데 있는 각 사람에게 내가 말하노니 
각 사람은 자기가 마땅히 생각할 것보다 
더 높이 자기에 대하여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믿음의 분량을 나누어 주신대로 맑은 정신으로 생각하라.

사도 바울은 로마에 있는 성도들에게 편지하면서 
각 사람은 겸손한 태도로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나누어 주신 
믿음의 분량을 따라 맑은 정신으로 생각하라고 권면합니다. 
"맑은 정신으로"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는 soberly 인데, 
이는 정신이 술이나 약물 등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의 정신은 술, 약물 등과 같은 요인 이외에도 
자신의 감정, 주변 사람들, 매스 미디어, 악한 영적 세력,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병적인 생각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이런 것들을 떨쳐버리고 맑은 정신을 가지고 생각하려면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곧 하나님께서 자기를 보고 계시는 그 시야로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 마디로 하나님 앞에서 자기 주제를 파악하고, 
자기 분수를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마땅히 생각할 것보다 
더 높이 생각하지 말라는 것은 단순히 높은 마음을 품지 말라는 
의미만은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실제보다 자기를 높이는 것도 문제지만, 
자기를 실제보다 낮추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아무 것도 아니면서 마치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자기를 높이는 사람도 문제지만(갈6:3), 
자기를 실제보다 낮추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이집트로 내려가서 
그분의 말씀을 전하라고 했으나,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절하며 
뒤로 물러나는 태도를 보입니다. 
모세의 변명과 사양은 하나님께서 자기와 같은 존재를 
그분의 뜻대로 사용하실 수 없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형태의 교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모세에게 자신의 진노를 나타내셨습니다
(출4:14).

하나님 앞에서 진정한 겸손은 자신을 높이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실제보다 낮추는 것도 아니고 
오직 하나님의 시야로 자신을 보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눈높이로 자기 자신을 평가할 줄 아는 사람은 
사람들의 칭찬 앞에서도 우쭐대지 않으며, 
사람들의 비난 앞에서도 낙심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맑은 정신으로 자기 생각을 
오직 주님께 고정시키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언제나 마음의 평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사 26:3) 
주께서는 생각을 주께 고정시킨 자를 완전한 평강으로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신뢰하기 때문이니이다.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에 대해 건전한 자아상을 갖기 원한다면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맑은 정신으로 생각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