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오크랜드에 있는 어떤 자연사 박물관에는
지금은 멸종되어 없는 거대한 모아새의 박재가 있다고 합니다.
몸길이가 3미터가 넘는 이 새가 특별하게 거명되는 이유는
두 다리, 긴 목, 부리는 모두 있는데
큰 몸뚱이에 깃털만 가득 덮여 있을 뿐 날개가 없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세아니아 대륙에는 날개가 없는 새들이 그 외
화식조, 키위 등 여러 종류가 더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처음부터 날개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대륙과 떨어져서 오랫동안 거의 완전한 평화의 환경 속에서 살다보니
날개 근육을 강화시킬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퇴화하였다고 합니다.
워낙 먹을 것이 풍부하고 좋은 환경인터라
더 사나운 맹금류에게 잡혀 먹힐 염려도,
다른 짐승들을 잡아먹을 필요도 없었으며
굶주린 다른 짐승들에게 자기가 확보한 음식을 빼앗길 염려도,
다른 짐승들이 확보한 음식을 빼앗을 필요도 없기 때문에
구태여 날지 않아도 살 수 있게 된 것이
날개가 없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순탄한 생활에 길들여 있다보니 새로서의 속성인 날개를 상실하게 되었고
그것이 결국 멸종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씨앗이 뿌리부터 나는 반면
물이 가득한 무논에 뿌려진 볍씨는 싹부터 납니다.
무논에는 물이 넉넉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물을 공급받을 수 있으므로
뿌리를 내릴 필요가 없지만
그와 달리 마른 논에 뿌려진 씨앗들은 처음부터 뿌리가 나옵니다.
생존을 위해서 뿌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 살다보니
그 환경이 그 씨앗을 강하게 하기도 하고
씨앗 본래의 모습을 갖추게 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도 그러합니다.
평안하다 평안하다 할 때,
하늘을 바라보는 영성의 날개를 잃게 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