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름짓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농사짓다’의 고어입니다. 
녀름은 여름을 말합니다. 
열매가 연다는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농부가 어떤 사람인가 하면, 여름을 짓는 사람입니다. 
여름을 짓는다는 말이 우리한테는 생소하지만 
농경사회에는 그대로 들어맞는 말입니다. 
특히 벼농사에는 여름 더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날이 더워야 벼가 제대로 익습니다. 
여름철 소나기에 동반되는 번개도 식물 생장에 상당히 유용합니다. 
번개가 번쩍일 때 발생하는 높은 열이 공기 중의 질소를 녹여서 
각종 식물이 질소를 쉽게 흡수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여름을 짓는 사람들이 
여름을 피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피서(避暑)라는 말처럼 죄다 더위를 피하기 바쁩니다. 
농사를 안 짓는 까닭입니다. 
더위는 단지 피하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열매가 익으라고 있는 것입니다. 
뜨거운 햇빛과 소낙비 속에서 열매가 자라고 
번개가 번쩍일 때마다 단맛이 스며듭니다.

어려운 문제만 있으면 사람들은 얼른 그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기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에 모든 관심이 집중됩니다. 
자기한테 어려움이 있는 것과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이 
부인되는 것을 구분을 못합니다. 

“하나님, 속히 이 문제를 해결해주십시오. 안 그러면 큰일 납니다.”
가 기도의 주된 내용이 됩니다. 

별로 좋은 기도가 아닙니다.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을 믿는다면 
다른 사람은 못하고 우리만 할 수 있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하나님, 이 일을 통해서 제가 무엇을 알기를 원하십니까?”
가 좋은 기도입니다.

톨스토이가 한 얘기가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세상을 변화시켜 달라고 기도한다. 
 그러면서 자기를 변화시켜 달라고는 기도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늘 환경을 위해 기도합니다. 
 하지만 정작 기도해야 할 대상은 자기 자신입니다. 
 우리 주변 환경이 우리한테 순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 뜻에 순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