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뒤로 물러서서 멀리 내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우리의 노력으로 세워지지 않는 나라일 뿐 아니라
우리 눈길로 가서 닿을 수도 없는 나라입니다.


우리는 다만, 하나님이 하시는 거대한 사업의 
지극히 작은 부분을 평생토록 감당할 따름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 어느 것 하나 완전하지 못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우리 손길이 미칠 수 없는 저 너머에 있습니다.
어느 선언문도 말해야 할 내용을 모두 밝히지 못하고,
어느 기도문도 우리의 모든 소원을 담지 못합니다.
어느 고백문도 옹근 전체를 싣지 못하고
어느 방문도 돌봐야 할 사람을 모두 돌보지 못합니다.
어느 계획도 교회의 선교를 완수 못하고
어느 목표도 모든 것에 닿지 못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어느 날 싹틀 씨를 우리는 심습니다.
그것들이 가져다줄 미래의 약속을 생각하며,
우리는 뿌려진 씨들 위에 물을 줍니다.


그 위에 벽돌이 쌓여지고 기둥이 세워질
내일의 건물에 기초를 놓고,
우리 힘으로는 해낼 수 없는 효과를 내다보며
반죽에 누룩을 섞습니다.


우리는 만능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할 수 있는 만큼 할 때
거기에서 해방감을 느낄 따름입니다.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게 합니다.


턱없이 모자라지만, 이것이 시작이요
하나님 은총을 세상에 임하도록 하는 걸음입니다.

아마도 우리는 끝내 결과를 보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건축가와 목수(木手)들의 차이입니다.
우리는 건축가가 아니라 목수들입니다.
메시아가 아니라 사제들일 뿐입니다.
우리는 우리 것이 아닌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자들입니다. 

아멘.


("우리는 건축가가 아니라 목수들입니다", 오스카 로메로, 1917-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