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까지의 교회사를 대략 살펴보면,
복음을 전파하는 일과 복음이 신뢰를 얻는 일,
교회 내에서 민족적, 인종적 구분들을 뛰어넘는 일,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이 병든 자와
나그네와 순례자들을 돌보는 일에 손대접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실천이 말을 따라가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그네를 손대접하는 일이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에 그처럼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어째서 그것이 지금은 사실상 사라져 버렸는지
잠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대한 대답들은 여러 가지이고
아주 흥미로우며 종종 반어적이다.
궁핍한 나그네를 손대접하려는 관심에서
병원, 여행자 숙박소, 호스텔 등이 발전해 나왔고,
결국에는 익명으로 거리를 둔 채
나그네를 대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버렸다.
인격적으로 얼굴을 맞대고 친절하게
사람들을 맞이하는 손대접은 주로
권력과 영향력을 얻기 위한 것이 되었다.
특히 중세시대, 손대접이 점차
궁핍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대등하거나 신분이 더 높은 사람들만
대상으로 하던 때는 더욱 심했다.
가족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전에는
대가족, 일, 종교활동 등을 포함했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오늘날처럼 아주
고립되고 개인화되었으며, 본질적으로
작은 규모의 가정으로 바뀌었다.
교회의 구조 및 교회와 국가, 그리고
사회복지와의 관계도 세월이 흐르면서 변화되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들은 손대접의 실천과
그 의미에 영향을 미쳤다.
18세기에 이르자, 많은 사람들은 손대접을
낡아빠진 관행이나 분주한 상업사회와는 맞지 않는,
구시대의 유물로 여기게 되었다.
- 크리스틴 폴, <손대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