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도 최후의 만찬’을 쓴
그리스인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 (Nikos Kazantzakis)는
자서전에서 젊은 시절에
어떤 유명한 수도사를 만나러 갔던 경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깊은 동굴에서 명상을 계속하고 있는 수도승을 찾아갔습니다.
인생의 참된 의미와 구원의 길을 발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수도사가 있는 동굴 깊은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수도사는 웅크린 자세로 땅 위에 누워 있었습니다.
희미한 빛이 비친 그의 얼굴을 말할 수 없는 행복감에 젖어 있었습니다.
무슨 말을 할 지 몰라 머뭇거리던 청년 카잔차스키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마카리오스 선생님, 당신은 아직도 마귀와 씨름하고 계십니까?”
그러자 그 수도사는 낮은 목소리로 웃으며 말합니다.
“아니다, 얘야. 마귀도 나에 대해서 벌써 늙어버려서 힘이 없단다.
나는 지금 하나님에게 지기 위한 씨름을 하고 있단다.”
카잔차스키는 그 수도사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잘 알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다음 질문을 던졌습니다.
“선생님의 삶은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저도 참된 진리를 발견하고 싶은데 다른 길은 없을까요?”
그러자 그 수도사가 동정 어린 미소를 띠며 묻습니다.
“다른 길이라… 네 마음에 드는 길을 말하는 것이냐?”
“예, 저는 좀 더 인간적인 길을 택하고 싶습니다.”
“구원에 이르는 길, 진리에 이르는 길이 있지.”
“그 길이 무엇입니까? 어떻게 갈 수 있습니까?”
“위로 올라가는 거지. 여러 계단을 올라가는 거야.
배부름에서 배고픔으로, 시원함에서 목마름으로,
기쁨에서 고통으로 말이야.
하나님은 배고픔과 목마름과 고통의 맨 꼭대기에 앉아 계시고
마귀는 안락한 삶의 정상에 앉아 있단다. 선택은 네가 하는 거지.”
수도사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던 카잔차키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 젊습니다. 세상은 좋은 곳 아닙니까?
제가 선택할 것이 그것 밖에는 없나요?”
수도사는 다섯개의 뼈마디가 앙상하게 드러나는 손을 내밀어서
청년 카잔차스키의 무릎에다 대고 강하게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분명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눈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얘야, 깨어나라. 죽음이 너를 깨우기 전에 깨어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