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떨어져 내리는 동안에도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떨어져 내리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합니다.
투자한 재화의 가격이 떨어지고 자신의 가치가 떨어지고
사회적 지위와 명예가 추락하는 것을 견디지 못합니다.
미국의 작가, '필립 시먼스'는 어느날 ,
멀쩡하던 육체의 근육이 위축되는 루게릭 병에 걸려
언제든 쓰러질 수 있는 육신을 지켜보며
낙법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 떨어질 때 우리는 무엇을 내버리는가?
우리는 에고를 내버리고, 애써 쌓아올린 정체성과
평판과 소중한 자아를 내버린다.
야망을 내버리고, 탐욕을 내버리고,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이성을 내버린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로 떨어지는가?
열정 속으로, 공포 속으로,
터무니 없는 기쁨 속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성스러운 존재와 직면하게 된다.
신성, 신비, 더 훌륭하고 더 거룩한
우리 자신의 본성과 마주하게 된다. -
떨어지지 않으면
성스러운 존재와 직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떨어지는 동안 에고와 탐욕을 버릴 수 있으면
더 거룩한 우리 자신의 본성과도 마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떨어진다( falling)는 말이 지니고 있는
비유적 의미 속에는 추락만 있는 게 아닙니다.
체면을 구기는 일 (falling on one's face),
누군가에게 홀딱 반하는 일 (falling for someone),
사랑에 빠지는 일 (falling in love)도 다 fall로 표현하지요,
그래서 필립 시먼스는 이렇게 주문합니다.
- 우리는 모두 떨어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모두 높은 곳에서 떨어져
깊은 곳을 향해 한창 하강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신의 은총으로부터 추락하고 있다면
은총과 '함께' 은총을 '향해서도' 추락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자.
우리가 고통과 나약함을 향해 떨어지고 있다면
즐거움과 강력함을 향해서도 떨어지자.
우리가 죽음을 향해 떨어지고 있다면
삶을 향해서도 떨어지자. -
도종환 '마음의 쉼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