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울기 전에

•ㆍ누가복음 22: 31∼38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눅 22: 31∼32)
본문의 말씀에 앞서서 주님은, 누가 높은가 다투고 있는 제자들

을 보시며, 섬기는 자로 오신 당신을 따르는 제자에게 하나님나

라에서 보좌에 앉아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다스리는 권세를 주시

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사탄의 시험을 경고하십니다. 사탄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의 뒤를 온전히 좇는 것과 그 결과로 하늘의

보좌에 앉는 것을 가만두고 보지만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몬에 대해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31절)”한다는 것은

사탄이 베드로를 손아귀에 넣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베드로는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는’ 사탄에 의해

시험당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주님을 닭 울기 전에 세 번 부인할 것을 예고

하십니다. 하지만, 삼 년 여를 함께 기거하며 가르쳤던 제자, 그

중에서도 수제자라 할 베드로의 배신을 예언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에는 질책보다는 연민이 더 많은 듯합니다. 너를 위해 기도

할 테니 믿음이 바로 선 후에는 다른 형제들도 굳게 하라고 당부

하십니다(32절). 주님과 함께라면 감옥에도, 죽는 곳에도 갈 수

있다고 자신하는 베드로였지만, 주님은 그의 연약함을 미리

아시고 그를 위해 기도하였다고 하셨습니다. 


닭이 운다는 것은 밤이 지났다는 의미입니다.

‘닭 울기 전’이라는 것은 베드로의 맹세와 믿음이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과 대화하며 자신의

결심을 밝히는 그 밤이 다 지나기도 전에 주님을 배신할 베드로

에게, 주님의 음성은 한없이 자애롭기만 합니다. 

사실은 베드로뿐 아니라 다른 모든 제자들도 주님을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주님을 버리고 도망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예배 드려야 할 자리에서, 봉사해야 할 자리에서,

섬겨야 할 자리에서….


베드로는 목숨을 위해 도망쳤지만 오늘 우리는 그보다 훨씬 작은

이유로도 도망치곤 합니다. 물질에 대한 욕심에서, 혹은 세상의

여러 즐거운 일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님의 뜻이 어디

에 있는 줄 알면서도 슬며시 도망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베드로가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바로 설 때

를 위해 기도하셨듯, 오늘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믿음으로

온전히 서도록 용서하시며 도와주시고 기대하시는 주님을 향해,

내 욕심껏 도망치던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서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조그만 이유로도 믿음의 자리에서 벗어나기 쉬운 
                   우리의 연약함을 용서하며 기다리시니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는 주님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서는 날 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