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엘상 16:14-23 인간의 본질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다윗에게 임하셨다 (13-14절). 사울에게는 악령이 임했다. 여호와께서 부리신 악령이란 잘못된 번역이고, 하나님으로부터 (온) 악한 영(NIV, an evil spirit from the LORD)’이라고 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악령을 사울에게 보내신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는 악령이 사울에게 왔다. 악령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악령의 정의를 내려보자. 사단을 가리킨다기 보다는 재난이나 고통을 주는
악한 일을 담당하는 천사이다. 둘째, 악령의 능력을 살펴보자.
욥기를 보면, 사단도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서만 활동했다 (욥1:11-12).
셋째, 악령과
하나님의 관계를 살펴보자. 하나님은 악이나 악령을 창조하시거나 명령하지 않으셨고 허용하셨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구원을 이루기 위해 그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신다. 모든 존재는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 아래에 있다.
심지어 악령도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에 있다. 하나님을 대적해서 싸울 수 있는 존재는
없다 (신32:39; 삼상2:6).
이 세상을 선과 악이 싸우는 장소라고 여기는 관점은 그리스 철학이나 조로아스터교가 주장하는 이원론적 세계관에 근거한다. 그것은 성경적 세계관이 아니다. 악령이 하나님과 동등한 위치에서 그분과
하나님이 선한 신으로서 악한 신과 싸운다는 주장은 잘못이다.
하나님과 악을 동일시하는 주장도 잘못되었다. 종교심리학자 칼 융은 사단을 삼위일체 하나님과 동일한 네 번째
하나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악령은 하나님이 아니고 하나님도 악령이 아니시다.
악령은 하나님과 완전히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활동하지도 않고, 그것은 하나님과 완전히 일치하지도 않는다. 악령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범위
안에서 제한적이고 인격적으로 활동한다.
하나님께서 악령이 사울을 괴롭게 하도록 허용하셨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첫째,
사울이 악령의 지배를 당하게 된 이유는 그가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그분과의 관계를 단절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마음에 영적 진공 상태가 만들어졌다. 그 때 악한 영이 그의 공허한 마음에 들어와 그를 괴롭혔다.
하나님의 영이 강하게 영향을 주지 않으시면, 인간의 마음은 악한 영에 의해 시험을
받는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유지하려면, 인간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께 순종해야 한다. 인간이 순간적으로 잘못해서 죄를 지을 수 있다. 그러면 그가 곧 바로 회개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회개하지 않고, 하나님께 지속적으로 순종하지 않으며, 그분을 경외하지 않을 경우에 발생한다. 그 때, 악령이
사람의 마음을 지배한다. 그가 악령의 지배를 받는지, 하나님의 영의
지배를 받는지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리가 그의 삶의 열매를 보면 알 수 있다.
하나님은 사울을 돕기를 원하셨다. 첫째, 하나님은 사울의 신하들을 통해 수금 치료
방법을 제시하셨다. 그 방법은 수금을 잘 연주하는 사람이 왕을 낫게 하는 것이었다 (16절, 삼상10:-6).
둘째, 하나님은 사울을 왕위에서 내려오게 하고 다윗을 새로운 왕으로 세우게 하셨다. 사울이 더 이상 왕의 역할을 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그가 왕위에서 내려오는 것이 그에게 더
유익한 일이었다 (1, 17절). 사울도 다윗이 갖춘 모든 자질을 갖춘
사람이었지만, 단 한 가지 여호와께서 함께 하시는 사람이 아니었다. 셋째, 하나님은 사울이 다윗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셨다. 사울은 다윗을 크게 사랑하였다. 사울은 다윗의 수금 연주를 통해 치유를 경험하였다.
사울은 외로운 사람이었다. 그 이유는 그가 그의 정체성을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찾지
않고, 사람의 인정에서 찾으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늘 백성의 요구에
민감했다. 하지만 사울은 하나님과 좋은 관계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백성과도 바른 관계를 갖지 못했다.
외로움에는 반대말이 없다. 그것은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단 한 순간도 외롭지 않은 날이 없기 때문이다. 굳이 찾자면, 외로움의 반대말은 관계이다. 외로움의 반대말은
사랑하는 관계이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과 관계를 갖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사랑의 하나님을 만나야 외로움의 문제가 해결된다. 인간 관계도 중요하다. 그런데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그분의 사랑을 충분히 경험하고 난 뒤에,
그가 다른 인간과 바른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우리가 사울처럼 하나님께 불순종하고도 회개하지
않으면,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고 나중에는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다. 그러면 악령이 우리를
지배하고 불안, 초조, 염려, 괴로움이 우리 안에 가득 차게 된다. 하나님과의 관계의 어려움이 자신과의 관계 어려움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바라보라. 환경이나 다른 사람을 불평하지 말라. 자신의 죄를 회개하라.
인간은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안에 있을 때만 행복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통해 다윗처럼 어려움 중에서도 행복하고 다른 사람을
치유하는 삶을 살기를 축원한다